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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ROTC로타리클럽 회장님 이하 회원님께
비구름이 몰려왔다가 금새 흩어지고.
동심원 앞뜰에 있는 밭에는 푸른 잎을 뽐내며 상추에 빗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맑고 깨끗하고 영롱함을 우리 장애우들에게 나눠 줄 수는 없을까 생각에 잠겨 봅니다.
안녕하세요.인사가 늦었군요. 장마비가 멈칫하더니 뙤약볕이 기다렸다는 듯이 맹위를 떨치네요. 지치기 쉬운 더위에 건강하시지요?
익히 서울 ROTC로타리클럽에 대한 소개를 잡지에서 본 바가 있습니다. 태국 어느 고아원과 결연을 맺어 1000만불의 후원금을 전달해 주시고 어느 복지관에는 2000만원 상당의 물리치료기를 기증하는등 여러 가지 사회봉사활동 및 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주시는 기사를 읽고 용기를 내어 몇자 적어 봅니다.
이곳은 장애영.유아들(만0~6세)이 생활하는 장애인복지시설 ‘동심원’이라는 곳입니다.
머리가 너무 커서 스스로 앉을 수도 기어다닐 수도 없는 영찬이 찬호. 음식물을 식도로 넘기지 못하고 튜브 하나에만 의존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도원이 경애. 하루종일 시멘트 벽에 머리를 찧어서 머리가 성할 날이 없는 수현이, 안전하게 놀 공간이 없어 하루종일 안에서 답답하게 여기며 단조로운 생활을 해야 하는 홍주,상인,민희.정우,상우....이런 여러 가지 장애를 가진 친구들 30여명이 함께 사는 곳이랍니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생활하고 있는 건물은 13년전 정신요양시설 용도로 지어져 기다란 복도에 옆으로 몇 개의 방이 있는데 동선이 너무 길어 움직일때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건물이 삭막하고 여름에는 방습, 겨울에는 방한이 안되어 지금의 장애영유아들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여름 장마철에는 건물방수가 안되고 습기가 심하여 거동이 불편하여 1년에 한두번 밖에는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중증 식구들은 항상 감기등 여러 가지 질병에 걸려 수시로 병원을 집처럼 오고가곤 한답니다. 겨울에는 난방이 잘 안되어 복도에 나가는 것 조차도 엄두를 못내고 신변처리를 못하여 수시로 목욕을 시켜야 함에도 1평남짓되는 좁은 공간에서 어렵게 아이들을 씻겨야 하는 실정입니다.
자폐성향이 있는 아이(이수현외)들은 머리를 찧어도 그다지 상처가 나지 않을 안전하고 안락한 공간 확보가 절실합니다. 여러명의 아이들을 몇명의 교사들이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혼자서 있는 경우에는 방안 장판을 뜯어 먹거나 그 밑의 시멘트 가루까지 먹고 나중에 대변을 보면 장판 및 여러 가지 이물질들이 그대로 나오지요. 그나마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장애아들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안에서 답답하게 지내야 합니다. 혼자서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갑갑한 방안에서도 시원한 바깥 공기도 느끼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고 힘든 몸과 마음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가정같은 생활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사연을 적어 봅니다.
어려서부터 육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우리 사회안에서 소외당해 왔던 장애아들이 이제는 편견과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그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기 위한 서울 ROTC로타리클럽 회장님 이하 회원님들의 우리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집으로의 마술같은 변화를 부탁드립니다.
그들의 욕심없는 순수한 마음과 벽이 없는 해맑은 웃음에 우리 식구들의 기도처럼 우리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흐뭇한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수고한 만큼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더라도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 마음대로 말하고 자기 손으로 먹을 수 있다는것, 오늘도 일할 힘이 있다는 것! 이런 평범하지만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것들을 다시 돌아봅니다. 그리고 작은 햇살에도 감사하며 주어진 모든 것에 웃음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그럼 회장님의 답변을 간절히 기다리며 인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구요 희망으로 이어지는 매일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동심원 식구 일동 드립니다.
※ 전화 : 032)818-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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