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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평생
작성자
  남명  
날짜
  2019-01-25
The Span of Life 
Robert Frost(1874~1963) 

"The old dog barks backward without getting up 
I can remember when he was a pup." 

한평생 

저 늙은 개 일어나지도 않고 고개만 돌려 짖네. 
강아지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20세기 미국의 계관시인이라고 불리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두 줄짜리 
짧은 시입니다.나이 든 개가 힘들어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고개만  
돌려서 앉은 채로 짖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 개가 강아지였을 때를 기억한다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일일까요. 

단 두 줄에 내가 살아온 세월이 겹치면서 그 허무감에 억장이 무너 
집니다.바로 얼마 전까지도 강아지였던 개가 이제는 죽음을 앞두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처럼 청춘, 꿈, 야망을 말했을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 날 문득 눈을 뜨니 이제 인생의 중턱을  
넘어 종착역으로 향하는 내리막길로 돌아서 있습니다. 

나름대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이제야 겨우 ’생활’의  
짐을 벗고 나니 어느덧 50줄에 들어섰습니다. 
20대의 순수, 30대의 열정, 40대의 성실을 지나 이제는 노동의 대가 
를 누릴 때가 되었는데,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나긋나긋 움직이던  
팔다리는 간 데 없고 여기저기서 삐그덕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말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 몸보다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악스럽게 붙잡고 있던 것들을 다 놓고 내 속에 갇혀 있는 나를  
해방시켜서 조금 더 넓게,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기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인생의 전성기입니다. 

^^* 장영희/영미시 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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