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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일지(20)
12월 16일, 벌써 아프리카여행의 마무리단계에 와있다.
아쉽다. 피곤하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즐겁다. 오늘은 또 무엇을 볼까? 궁금하다.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라 그런가? 다시는 못 올 것 같아, 보이는 것은 다 눈에 담아 입력하고 들리는 것은 다 귀에 담아 입력하고, 느끼는 것은 다 가슴에 담아 꼭꼭 묻었다. 하늘이 상쾌하고 공기가 맑은 것이 이렇게 사람의 몸에 활력을 주는가?
오늘은 초베 국립공원으로 이동하여 보츠와나의 잠베지강 유역에서 사파리 드라이브가 일정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버스를 타고 서너 시간 가량 달리는데 길 양편에는 끝없는 초원뿐이고 아프리카 아카시아가 삐죽 삐죽 있는데 가끔 길가에 원숭이가 새들, 멧돼지가족들이 길을 가로질러 가는 것이 이따금 보이고 아무것도 없어 너무 심심하다. 일행들은 심심하니 벌써 졸고 있다. 나는 무엇이라도 찾아보려고 눈을 부릅뜨고 봤지만 아무것도 없고 도로 양옆에는 산불이 났는지 몇 킬로미터나 시커멓게 타서 매우 보기 흉하고 그 자연이 복원되려면 한참 걸릴 거라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의 동해안, 고성에서부터 영덕까지 바다를 따라가면서 산불이 나서 그 좋은 적송과 아름드리나무들이 모두 타서 너무 황당하고 가슴이 아파서 영덕 대게 맛도 제대로 못 느낀 경험이 있어 산불의 무서움을 새삼 느꼈다. 나는 지금도 그때 동해안의 산불은 이북의 간첩이 방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너도나도 불조심, 자나 깨나 불조심.
우리는 보츠와나의 초베 국립공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국경을 통과하는데 여기서도 한 명씩 비자를 받으라고 하는데 일행 중에 한 아주머니가 여권을 호텔에 놓고 와서 얼굴이 사색이 됐다. 또 돈을 가이드가 가지고 들어가서 주니 돈을 받고 한 줄로 서보라고 해서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초콜릿봉지를 주니 자기들끼리 돌려먹으면서 좋다고 낄낄대며 여권을 내준다. 세관직원이 초콜릿 한 봉지에 떨어지는 것은 처음 봤다. 잘 먹고 잘살아라.. 그래도 안됐다. 체면 좀 지켰으면 좋으련만...
국경을 통과하여 30분가량 가니 잠베지 강이 펼쳐지는데 강 건너편은 잠비아라는 나라이다. 강폭도 제법 넓고 깊으며 풍성해 보이는 것이 세링게티나 암보셀리와는 다른 느낌이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고 느긋해 보이는 것이 잠베지 강 유역에 사는 동물들은 팔자 편한 종족 같다. 잠베지 강에서 20여명이 탈 수 있는 보트로 강을 아래 위, 옆으로 다니면서 동물들을 구경하는데 여기에는 코끼리 떼도 많고 시커멓고 크며, 악어, 하마, 임팔라, 홍멧돼지와 수많은 사슴종류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으며 거닐고 있다. 특히, 코끼리 대가족들의 생활상과 진흙목욕, 물 목욕, 서로 코를 앞의 코끼리의 등에 얹고 강을 건너는 모습은 우리가 영화에서 본 것과 똑같다. 여기에서도 새끼 코끼리가 제일 귀엽다, 아기 코끼리의 걸음마라는 음악이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도 맹수가 없을 수 있겠는가? 먹이사슬은 어느 곳에나 연결되어있다.
☆다음 편에 계속...
<위 글은 서울ROTC로타리클럽 주보 531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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