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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일지(10)
세링게티에 살고 있는 약 300만 마리의 초식동물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누우(Gnu)이다. 옛날에 수많은 동물을 창조해 내신 하느님께서 문득 장난삼아 소의 뿔, 염소의 수염, 말의 꼬리 등을 이어 붙여 만든 동물이 〝누우〞라는 아프리카 전설이 말해주듯 누우는 염소도 소도 말도 아닌 희한하게 생긴 짐승이다. 아마 육식동물에게 자기의 몸을 공양하기 위해 태어난 동물 같다. 누우 떼는 세링게티평원에서 종족 번식을 위한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는다. 매년 5월, 즉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짧은 기간 동안에 암놈 80%이상이 새끼를 낳고 이들 새끼들 가운데 15%미만의 적은 수만이 맹수들의 밥이 되지 않고 살아남아 대이동에 합류하게 된다.
우리는 사파리 카를 타고 세링게티를 돌면서 엄청나게 많은 누우 떼와 얼룩말을 보았다. 심지어 서서 새끼를 낳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이루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가슴을 휘집고 지나가는 것 같고 조마조마한 것이 내가 새끼를 낳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세링게티 사파리를 마치고 세로나 롯지로 돌아와 야생동물 바비큐와 술로 저녁식사를 하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였다. 사파리 숙박시설인 롯지는 중앙식 거실, 라운지, 바를 갖춘 반달형태로부터 싱글 단위의 숙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근처 주위에서 야생동물을 구경할 수 있고 방들은 대부분 트윈 룸인데 샤워기, 변기 등도 완벽하다. 사파리 캠프라는 천막이 유명한데 묵어 보지 못해 아쉽고, 밤에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하도 요란하게 들려 잠이 깨어 겁을 먹기도 했다. 특히 세링게티를 완전히 보려면 열기구를 타고 몇 시간 하늘을 날며 내려다보며 사파리 하는 것이 장관이라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못 타 본 것이 매우 아쉽다.
12월 9일. 아침식사를 하고 정원을 산책하는데 마사이족 용사 차림의 청년이 고무 새총으로 원숭이들이 다가오는 것을 쏴서 쫓는 것을 보고 희한해서 물어보니 이 원숭이들은 인간의 식사 찌꺼기와 과자 등을 얻어먹고 훔쳐 먹으려고 오는 것이라고 한다. 또 소지품 등을 훔쳐 가는 경우도 많이 이 청년은 하루 종일 고무총으로 원숭이 떼를 쫓는 것이 일이다.
다시 사파리에 나섰다. 오늘은 어제와 방향이 다른 곳으로 갔다. 드넓은 평원에 바위산이 드문드문 있는 곳으로 가는데 TV 동물의 왕국에서 많이 본 듯 한 모습이다. 특히 MBC에서 세링게티에 대한 특집을 방영했기 때문에 많이 낯익었으며 바위산 위에는 새끼 사자를 거느린 암사자가 우리에게 사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해주는 것 같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되려 우리가 그들의 구경거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다.
오늘도 많은 야생동물들을 보며 사파리를 했는데 콘돌, 독수리, 먹황새들이 짐승의 시체를 먹는 모습이 역겹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없으면 세링게티는 시체 썩는 냄새로 진동할 것이다 (표현이 과해서 미안).
롯지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마사이 청년에게 고무총을 빌려 원숭이를 쏘아도 보고 쉬다가 다시 사파리에 나섰다. 이번에는 임팔라, 톰슬가젤, 토피(영양의 일종), 기린, 들소, 코끼리와 하이에나까지 구경하고 롯지로 돌아오는 길에 하마 떼와 악어 떼를 만나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니 어느덧 아프리카의 유명한 석양이 바위산에 걸려서 초원을 붉게 물들이는 것이 아닌가... 아 아 세링게티여........ 오늘도 내일을 위해 돌아누워 잘까..... 말까..... 기념도 해야 되는데.....
참, 잊어버렸던 내 트렁크가 한국 인천공항에서 빙빙 도는걸 대한항공의 직원이 찾아 우리 집에 전화해주어서 딸이 출장에서 오는 길에 찾아왔다 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걱정해주신 서울ROTC로타리클럽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
<위 글은 서울ROTC로타리클럽 주보 제520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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